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좋아하는 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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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좋아하는 시와 함께!

by today paris 2021.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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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엽서 (이해인)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시 속에 365일이 다 담겨 있는 거 같은 아름다운 송년시이다.

 

2020년을 잘 보내기 위해 조촐한 송년 식사를 준비해 보면서 조용히 자정을 기다렸다.

 

나름 잘 보내려고 연어 한마리 잡은 느낌으로 한 요리!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관계로 어린이용 샴페인으로 기분만 내기로

 

무알콜 샴페인의 펑 소리와 함께

자정 되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 bonne Année''와 함께 이렇게 새해가 와버렸다! 

 

첫 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떡꾹 한 그릇은 먹어줘야 새해이므로..어제 오늘 먹어보고자 노력하는 나 자신이 기특한 아침!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미요한 떨림이 있는 것은 새해에 대한 셀렘인듯하다.

 

앞으로 채워질 364일에 대한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가져 보지만

예측할 수 없는 두려움도 감출 수 없지만

이미 2021년도 판도라는 주어졌다. 나에게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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