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역사를 재조명하는 안젤름 키퍼의 전시회 '' 파울 첼란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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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역사를 재조명하는 안젤름 키퍼의 전시회 '' 파울 첼란을 위하여''

by today paris 20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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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푸가
파울 첼란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점심에 또 아침에 우리는 마신다 밤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거기서는 비좁지 않게 눕는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는 쓴다
그는 쓴다 어두워지면 독일로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그는 그걸 쓰고는 집 밖으로 나오고 별들이 번득인다 그가 휘파람으로 자기 사냥개들을 불러낸다
그가 휘파람으로 자기 유대인들을 불러낸다 땅에 무덤 하나를 파게 한다
그가 우리들에게 명령한다 이제 무도곡을 연주하라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마신다 밤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아침에 또 점심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는 쓴다
그는 쓴다 어두워지면 독일로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 라미트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공중에선 비좁지 않게 눕는다

그가 외친다 더욱 깊이 땅나라로 파 들어가라 너희들 너희 다른 사람들은 노래하고 연주하라
그가 허리춤의 권총을 잡는다 그가 총을 휘두른다 그의 눈은 파랗다
더 깊이 삽을 박아라 너희들 너희 다른 사람들은 계속 무도곡을 연주하라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너를 마신다 밤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낮에 또 아침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라미트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가 외친다 더 달콤하게 죽음을 연주하라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그가 외친다 더 어둡게 바이올린을 켜라 그러면 너희는 연기가 되어 공중으로 오른다
그러면 너희는 구름 속에 무덤을 가진다 거기서는 비좁지 않게 눕는다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너를 마신다 밤에
우리는 마신다 너를 점심에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우리는 마신다 너를 저녁에 또 아침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그의 눈은 파랗다
그는 너를 맞힌다 납 총알로 그는 너를 맞힌다 정확하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 타락 마르가레테
그는 우리를 향해 자신의 사냥개들을 몰아댄다 그는 우리에게 공중의 무덤 하나를 선사한다
그는 뱀들을 가지고 논다 또 꿈꾼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라미트

마르가레테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 이름이고, 줄 라미트는 전형적인 유대 여자 이름
(좌) 이 납위에 부친 사진뒤로 공간이 마련되어있어 뒤로 가면 (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왠지 아우슈비츠 수용소 느낌이 들었던 작품 

(우) 작품을 그냥 멀리서 봤을때는 모르다가 가까이 가서 보면 (좌) 버섯으로 표현한 모든 것에 이름이 붙어 있었어요.. 화가 이름도 적혀있었어요

안젤름 키퍼의 특징이라면 작품의 크기가 어마어마!

이번에 전시된 모든 작품에는 독어로 파울 첼란의 시가 적혀져 있답니다.

측면에서 바라본 작품의 두께감

12월 16일부터 2022년 1월 11일까지 파리 그랑 팔레 에페메르 전시장에서 독일의 시인 파울 첼란의 시에 많은 영감을 받은 안젤름 키퍼의 회화 작품과 조각 작품 기획전을 다녀왔습니다.

대표적인 독일의 신표현주의 화가 안젤름 키퍼는 작품 전체를 통해 독일의 어두운 역사를 들추어내며 독일 현대사에서 다루기 민감한 나치스(Nazis) 통치에 관련된 주제를 다루면서 악에 관련한 작업을 계속하게 되는데요....
특히 비운의 시인 파울 첼란(Paul Celan)의 유명한 시 ''죽음의 푸가(Todesfuge)'' 에서 커다란 영감을 받게 되어,
이번 전시회 제목 자체도 '' 파울 첼란을 위하여''입니다.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 온 작품이었습니다. (pavot de memoire/ 양귀비와 기억)

비운의 시인 파울 첼란의 시 내용은 그가 겪었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써
유대인이었던 그의 부모님은 나치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고, 그 또한 가스실에서 죽음과 삶을 오가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의 시 주제는 아우슈비츠라는 역사적 비극을 다루게 된다고 합니다.

그의 파격적이고 다양한 대표적인 작품 재료

이런 파울 첼란의 시의 큰 영감을 받았던 안젤름 키퍼는 작품을 통해 지난 독일의 과거에 대한 죄책감과 뉘우침을 표현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신표현주의 화가이자 조각가로서 파격적인 다양한 재료( 주로 납, 지푸라기, 깨진 유리, 흙, 벽돌 등)를 통한 거친 터치와 두께는 쌓인 과거를 회상시키는 시간적 의미를 상징하면서 독일의 어두운 흑역사와 무거운 주제를 주로 다룬 전시였습니다.

전시장 내부

오미코론이 심해지면서 점 점 여행이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서 인지 최근에 많은 전시를 보러 다니고 하는데요...
같이 나누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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